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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 할머니의 개명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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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665회 작성일 12-06-0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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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평생 소원은 개명!

 

몇 해 전 따뜻한 어느 봄날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 한분이 사무실을 찾아오셨다.

할머니 어떻게 방문하셨습니까?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할머니 말씀 왈 내 나이가 올해 일흔 여섯인데 개명을 할 수 있을까요? 라고 대답대신 질문이 되어 돌아왔다.

보통의 경우라면 손주 작명 차 내왕 하시는 것이 일반적이라 잠시나마 당황하였다. 일흔이 넘은 고객의 개명신청은 처음 있는 일이라 묘한 감정이 들면서 개명하시고자 하는 계기가 무엇인지를 물어 보았다.

그때부터 할머니의 일장연설은 시작되었다.

처녀시절에는 이름이 좀 촌스럽기는 했지만 그 당시에는 일반적인 이름이라 별 거부감이 없었다고 한다.

방앗간, 양조장 일을 하셨던 아버지의 재력 덕분으로 비교적 안정된 집안으로 중매혼인을 하였는데 그때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남편은 그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최고학부를 졸업하고 안정된 직업에 종사를 했다는데 모든 사람에게는 한없이 좋은 사람이 유독 자신에게만은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그 시발점을 추측해 보건데 시골에서 부모님이 올라 오셔서 처음으로 남편 면회를 갔는데 면회 장부에 기록한 이름을 수위가 사내에 면회를 알리는 방송을 하면서 남편이 창피해 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 본의 아니게 남편과 사이가 멀어지면서 평생을 남남이 아닌 남으로 살아왔다고 하며 그 이유가 이름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단단히 믿고 있었다.

지금은 그 남편도 이 세상에 없고 미워할 대상도 없어 졌다고 생각을 하고 잊어 버렸는데 몇 년 전 노인대학시절 친구들 몇몇이 지방에서는 꾀 유명하다는 **회에 가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회에 가입을 하면서 과거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유인 즉 그 회에서는 회원이면 누구나 회원수첩을 만들어 지급한다고 한다.

그 수첩에는 사진과 이름 생년월일이 기록되어 있다는데 신입회원은 누구나 증빙자료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한다.

회원수첩 사진 밑에 이름이 붙는데 인생을 망친 이름을 기재하고 싶지 않아서 개명을 결심하셨다고 한다.

법적 개명까지 부탁하시면서 할머니의 마지막 일성이 귀에 쟁쟁한데 내일 당장 죽더라도 이름을 바꾸고 죽는 것이 내 소원이다

물론 이후 법적개명까지 마무리가 잘 되어 기뻐하시던 할머니의 모습이 아련히 떠오른다.

할머니의 만수무강을 빌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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壬辰 夏月 ?齋 洪承甫


【남덕유산의 아름다운 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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