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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서울중앙마라톤(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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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576회 작성일 11-08-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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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서울 중앙마라톤 참가

일시 : 2010.11.7.08:00

코스 : 잠실운동장 ~ 시내일원

종목 : 풀(42.195KM)

배번 : 3683

공식기록 : 3시간19분07초


(서울 중앙 마라톤 대회 참가기)

뿌린 만큼 거두어들인다. 여름에 흘린 땀방울만큼 가을의 수확이 풍성한 법이다. 마라톤도 마찬가지다. 훈련 없는 좋은 기록은 있을 수 없으며 고통을 극복하지 못한 레이스에서는 만족한 기록을 얻을 수 없다. 이게 내가 8년 이상 마라톤을 하면서 얻은 교훈이다. 마라톤 마니아들 사이에 자주 사용하는 말 “미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이것이 나의 지론이기도 하다.

새벽2시 대구마라톤클럽 회원을 태운 리무진 3대는 두류공원을 출발하여 잠실주경기장 한강시민공원 주차장에 도착하니 6시 50분 안개가 자욱이 내린 서울 시내가 뿌옇게 보인다. 다행히 기온은 마라톤 하기에 적당한 영상 10도 정도를 나타내고 있다. 참고로 마라톤 레이스의 최적온도는 13도 전후라고 한다.

B조 선두에 자리를 잡으니 A조 3시간 20분 페이스메이커가 바로 눈앞에 있다. 오늘의 목표는 320이다. 마니아들 사이에 서브3와(3시간이내1회) 서브320(20/20)은 명인에 등극할 수 있는 시간대라 한번쯤 넘고 싶어 하는 것이 사실이다. 3주전 경주동아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 27분 45초의 기록이 최고기록인데 오늘대회에서 8분을 단축해야 3시간 19분대로 320에 성공하는 것인데 쉽지는 않을 것이다.

엘리트 선수들이 출발한 5분 뒤인 8시5분쯤 출발을 했다. 출발 대포소리와 함께 1만 여명이 넘는 풀코스 참가자들의 무리에 섞여 천천히 달려갔다. 자세와 착지가 리드미컬 하게 움직이는 것이 초반부터 느낌이 좋다. 초반 오버페이스를 방지하고 적절한 페이스를 잡기 위하여 A조 3시간 20분 페이스메이커 옆에 바짝 붙었다. 오늘은 페이스메이커가 달고 있는 파란풍선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라고 몇 번이고 다짐을 하고 심호흡을 단전까지 길게 깊게 해본다. 마라톤을 하면서부터 심폐기능이 좋아져 심장박동수가 1분에 47회(예전에는 60회 정도) 정도로 낮아져 복식단전호흡이 가능해졌다.

내리막에선 천천히, 오르막에선 일정한 속도로”란 내 마라톤 원칙(?)에 입각하여 동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달려갔다.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면서 15km 지점을 통과한다. 야간 이동으로 밤잠을 설치는 등 했지만 예상외로 컨디션이 좋다. 후반의 페이스 저하를 감안하여 전반에 시간을 좀 벌어 보자에 생각이 미치면서 페이스메이커를 조금씩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20km 지점을 통과한다. 20km 통과 시간이 1시간 32분42초다. 후반의 피로와 오르막길을 감안해도 이 시간대라면 충분히 320을 할 수 있는 시간대다.

22km를 지나니 엘리트 선수들이 반환하여 달려오고 있었다. 모두가 흑인이고 한명의 동양인이 보인다. 저 동양인이 한국선수일거라 생각하면서 그들의 동작을 감상해본다. 자세가 정말 환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정된 자세에 큰 보폭과 빠른 보수, 그리고 전혀 피로하지 않는 얼굴. 그러나 내면의 세계에선 엄청난 고통을 인내하며 달릴 거란 상상을 해본다. 조금 더 지나니 마스터스선두들이 오고, 뒤이어 고수들이 줄줄이 반환을 하고 달려오고 있었다. 교행하며 달리는 주자들을 보노라니 자연스럽게 걸음이 빨라지는 것 같다.

25km 지점에서 나도 힘차게 반환을 했다. 반환을 하고 100미터쯤 지났을까. 뒤에서 어깨를 툭 치면서 “와이래 빨리 달리노 친구야” 뒤돌아보니 대마클 대곡지부와 자매결연을맺고 있는 경남 밀양 미리벌 마라톤 소속의 한판석다. 나와는 나이가 동갑이라 말 놓고 편하게 지내는 사이다.

마라톤의 벽이라고 불리는 마의 지점인 35km 지점을 통과하면서 15km지점부터 앞섰던 A조 3시간 20분 페이스메이커가 언제 따라왔는지 옆에 바짝 붙어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추월을 당했다. 아차~!! 큰일 났네~ 320 물 건너갔구나. 어느새 페이스메이커의 파란풍선이 100미터쯤 앞서 나가고 있었다. 이건 아니지~ 다시 페이스를 점검하면서 컨디션 조절을 해 나갔다. 39km를 지점을 통과하면서 다시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잡았다. 이제는 3km남았다. 페이스메이커를 조금이라도 앞서보자 그렇게 조금씩 앞서가다 보니 많은 주자들을 추월하게 된다.

40km 지점에서 대구마라톤클럽 달성지부의 이남기씨를 만났다. 몇 년째 320에 도전하는 40대 후반의 우리보다는 젊은 친구다. 최고기록이 3시간 23분인데 오늘은 반드시 320을 한다고 개인페이스메이커인 달성지부 감독의 지원을 받으면서 뛰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살짝 추월을 하면서 앞서 나가기 시작하였다.

40km 통과기록이 3시간 8분43초다. 다리에 쥐만 나지 않는다면 320 달성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여기에 생각이 미치니 더더욱 레이스에 대한 의지가 결연해진다. 그 뒤 정말 파죽지세로 달려갔다. 속도는 빠르지 않았으나 느려진 주자들을 추월하는데 거침이 없고 계속되는 추월은 더욱더 신바람 달리기를 유도했다. 운동장 입구에서 힘차게 응원하는 관중들의 에너지를 느끼며 달리니 다시 힘이 솟는다. 운동장에 진입을 하여 마지막 100미터 직선주로를 전력 질주(위 사진)골인하여 시계를 보니 3시간 19분 7초. 아~ 53초를 남기고 320에 성공했다. 이런 것을 보고 성공한 레이스라고 하지 않나 싶다.

자원봉사자한테서 물병하나 건네받고 운동장을 빠져나가는데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역시 마라톤은 기록도 중요하지만 최선을 다한 레이스를 했을 때 더욱더 멋진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다. 최종 목표인 320을 달성했으니 이제는 즐기는 달리기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이제 11월28일 진주마라톤을 끝으로 올해의 모든 대회일정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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